4월 21일 로르린을 만나는 날이었다. 바쁘지 않은 듯 바쁜 듯 쓸데없이 바쁘고 아무것도 이뤄낸 게 없던 4월, 그래도 뭔가의 결실이 있게 해 준 건 한국에 온 나의 프랑스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이번이 세번째 만남이었고,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바로 만나야 시간 지체 없이 집에 바로 가서 해야 할 일들을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용산역에서 보자고 했다. 두 번째도 세 번째도 항상 신용산ㅎㅎ
그래도 이왕 보는 거 예쁜 카페에서 맛있는 음료 마시며 보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용산이니 예쁜 카페나 식당들은 차고 넘칠 것. 이번에는 아모레퍼시픽 건물에 있는 오설록에 가보기로 했다.
LS용산타워 바로 옆에 있는 아모레 퍼시픽 건물. 이어지는 통로로 쭉쭉쭉 걸어가다보면 이런 에스컬레이터가 나온다.
그렇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오설록 카페가 보인다!
되게 심플하네 싶은 디자인이었다.
가까이에서 봐도 심플 그 자체.
오설록은 제주도에서도 카페에 가봤었고, 한옥마을에 있는 오설록 티샵에도 가봤었다.
왠지 자주 접하는 브랜드는 딱히 아니지만
항상 이렇게 제품으로 마주하기 보다는 경험적인 측면에서의 경험이 많은 오설록.
카페에 들어가니 예약이 가득 차서 바 자리 밖에 없다고 했다. 딱히 상관은 없어서 알겠다고 했고
로르린을 기다리면서 메뉴판을 훑어봤다.
오설록은 제주도에서 기반한 녹차로 유명한 녹차집(?)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ㅋㅋ
전통차는 물론이거니와 여러가지 가향차 또한 판매 중이었는데 차 한 잔에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웬만한 커피보다 비싸..
그래도 비싸다고 안 마셔볼 수는 없지!
언제나 그렇듯 경험치를 올리기 위해 가격은 무시하기.
개인적으로 가향차는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특히나 새콤한 향과 맛의 가향차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시트러스 계열 과일이 싫어요..)
여기 가향차 아래의 설명들이 대부분 어떤 새콤함을 떠올리도록 하는 설명들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왜 어째서 캐러멜이나 버터, 바닐라 쪽에 관심을 시트러스 계열보다 덜 두는 건지 너무 궁금하다.
감귤류의 과일들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지? 싶은데 또 생각해 보면 감귤류가 아닌 과일들도 분명 많은데 말이야.
복숭아, 참외, 키위, 망고 등등..
외국에는 이런 과일들의 <달콤함>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나라는 <"새콤"달콤함>에 초점을 맞춘다.
근데 난 그 "새콤"이..싫다..
그리고 사실 이 날 마실 수 있는 차가 몇 종류 안 됐다.
전통차는 한 종류였나 를 제외하고 모두 불가능했고, 이 날은 차가운 차만 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근데 다시 읽어보니 다 군침돌게 하네,
다음에 한 번씩 가서 하나씩 다 맛보고 싶다.
당시에는 뭔가 구미가 당기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다 괜찮아 보인다. 왜지..(배고프니?)
체리나 감귤류가 들어간 차를 제외하고는 다 맛보고 싶다.
특히 동백꽃 향이 들어갔다는 가향차!
곧 포스팅하겠지만 동백꽃이었나..? 어떤 꽃이 들어간 막걸리를 마셔본 이후로 그 꽃에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다.
그래서 아마 동백꽃차도 굉장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집에 프랑스에서 사 온 캐러멜/꺄늘레 가향티가 있다 보니 캐러멜향이 가향된 밀크티는 딱히 당기지가 않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제주도에 기반한 회사이다 보니 역시나 감귤을 시그니처로 한 메뉴가 많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여느 카페들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마실 게 있으면 같이 먹어야 할 것도 있어야 하는 법!
그런데 단품으로는 없고 이렇게 티타임 코스로 시켜야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차 가격만큼이나 후덜덜한 다과 코스.
그래도 나중에 꼭 한 번은 먹어보고 싶다! 이런 것도 가격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오겠지?🤗
특히나 할머니 입맛이면 좋아할, 뭔가 특별해보이는! 뭔가 다른 조합! 이라고 한다면
깻잎페스토 슈!
그리고 당연히 할매입맛이면 4가지 소담한 차과자겠지!
인절미, 카스텔라 경단, 개성약과, 녹차다식이 포함된 다식 한 상!
한창 약과에 빠져있는 나로서, 또 한 할매입맛 하는 나로써 이 두 가지가 가장 먹어보고 싶구려~~
그리고 가향이나 과일차 말고 조금 더 전통적인 프리미엄 차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아직은 저렴이 차만 마셔본 차알못이지만 이런 거 하나하나 경험해 보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이런 거 경험해 보다가 또 차 공부하겠다고 하는 거 아냐..?ㅋㅋ
뭐가 됐든 공부하면 좋은 거지~
이 마스터스 티는 아이스 메뉴가 없고 모두 따뜻하게만 가능한데, 이 날은 따뜻한 차 주문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결국은 가향티를 선택했지만 나중에는 꼭 마스터스 티도 한 번 마셔보고 싶다.
잎을 덖고 발효시키는 기간과 잎을 언제 따는지에 따라서 차 종류가 나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다양하게 나뉘는 건 또 처음 알게 된 사실!
느린 마을 막걸리가(차를 보면서도 드러나는 막걸리 생각)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는 것처럼
차도 계절 별로 나뉘는구나!
아니, 봄이랑 여름으로만 나뉘는 건가?
오설록에서 굳이 왜 차를 마셔봐야 하는지 설명해주고 있는 페이지!
매력 있어 보이는가?
프리미엄 고품격 다구!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던 부분이다.
술잔이나 다구에 굉장히 신경 쓰는 사람이 꽤 된다는 걸 최근에 알았는데 나는 아직 거기까진 취향이 미치질 못했다.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실 때 손에 감기는 감촉까지 느끼며 술을 즐긴다고 하는데 아마 차를 마실 때도 같은 느낌일까?
하긴 뭔가 거칠거칠한 도자기 다구랑 이런 부드러운 세라믹 다구랑은 또 기분이 다르긴 하지.
차도 다구에 따라서 아마 온도가 유지되는 시점이나 그런 게 달라져서 중요한 부분일 것 같긴 하다.
근데 아직 난 그런 거 잘 모르겠어.. 그냥 마셔~
이 부분을 읽고는 조금 기대를 해봤다.ㅎㅎ
무슨 티푸드가 나올까?
상시 다이어트 중인 나에게 뭔가 입에서 씹을 게 나온다는 것은 조금 부담이었지만,
(또 입이 터져서 다이어트를 망치게 될까)
(언제쯤 강박을 떨쳐낼까😥)
어쨌든 그래도 두근두근❤️
천장에는 이렇게 큼지막한 꽃모양의 조명들이 달려있다.
어딜 들어가든 이런 디자인 요소들을 보는 건 너무 재미있단 말이지
또 이렇게 차를 마실 때 보통 사용될 법한 소반들도 전시가 되어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건 흥미롭긴 했지만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차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이런 조그마한 정보들을 접하게 된다면 조금 더 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지지 않을까?
한국 사람이지만 한국 사람도 배울 한국 문화가 참 많다!
그렇게 사진을 찍으면서 로르린을 기다리고 있는데 자리가 하나 났다고 테이블로 이동시켜 주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동한 테이블은 이렇게 검은색으로 보기만 해도 약간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게끔 했다.
블랙 앤 화이트로 콘셉트를 맞춘 점도 타 전통차 카페와 달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전통적인"이라고 하면 뭔가 나무재질의 무언가가 먼저 생각나는데 이렇게 모던한 디자인의 장소도
너무 괜찮았다. 아니, 사실 오설록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전통적인 이미지가 아니라서 그런 걸 수도!
차는 전통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조금 더 트렌디하고 모던하지만 또 고급지다는 느낌이 들게 하려고
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굉장히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 가득하다.
그리고 지금 사진을 보면서 깨달은 건데 카운터가 제주 화강암으로 장식되어 있어서 또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제주도에 갔을 때 가장 예쁘다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화강암이었다!
화강암 없는 제주는 제주가 아냐!
말도, 바다도 그 무엇도 나에게 큰 인상을 안겨주진 못했지만,
화강암만큼은 달랐다.
이렇게 보니 좀 더 웅장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지만 제
주도에서 본 화강암은 조금 더 제주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주는 큰 요소라고 생각했다.
이 화강암과 함께하는 제주는 아기자기한 맛이 제 맛이라고 생각헀다.
그런데 너 굉장히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구나? 화강암?
그리고 로르린이 도착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 왜 안 오지..?
했더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로르린..ㅠㅠ
그리고 차를 고르고 주문했다.
생각해 보니 여기 메뉴에 영어가 하나도 없다!ㅋㅋ
단어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중
나중에 한국어 배우기/오설록에서 주문하기 콘텐츠로 만들어서 올릴 예정이다.
맛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또 차알못이라서 어떻게 좋은 차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향긋하고 좋았다.
차알못이지만 녹차는 언제든 좋습니다💚
로르린과 나는 둘 다 웨딩그린티를 주문했다!
그리고 차와 함께 서빙된 스몰 티푸드!
아기자기하고 귀여우면서도 뭔가 한국적인 느낌이었다.
모던모던했던 부분에서 포인트가 되는 나무재질의 쟁반(?)
귀욤귀욤 한 티푸드였다.
맛도 하나하나가 각각의 맛을 헤치지 않을 정도로 조화롭게 구성된 것 같았다.
또 식감도 세 가지 티푸드 모두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어 좋았다.
초록색은 예상되겠지만, 녹차 초콜릿이다! 단단한 초콜릿보다는 파베 초콜릿에 더 가깝다!
그리고 중간에는 또 보자마자 예상할 수 있겠듯, 인절미 뭐시기.
그런데 이거 사실 마시멜로우다. 퐁신퐁신.
인절미 마시멜로우라니.. 마시멜로우를 별로 좋아하진 않아서 매력적이진 않았지만 신선했어.
마지막으로는 아마.. 뭐.. 그.. 제주도에서 유명한 선인장 뭐시기..백련초?였나
그거 아닐까 하고 생각되는데, 쿠키다.
세 가지 모두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맛있었고, 깔끔했다!
난 그린티 처돌이니까, 내 픽은 그린티 초콜릿!
꾸덕 퐁신 바삭의 질감
생각지도 못했던 달달함이 있었던 웨딩 그린티! 달달했지만 또 크게 단 맛이 나는 게 아니라서 너무 좋았다!
나중에 한 번 더 방문해보고 싶은 오설록 카페 후기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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