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전에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할 것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제습기!
새로 이사가는 집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가로의 반지하가 아닌 세로로 반지하인(?) 집이었기 때문
평수가 그렇게 넓지도 않은 집이지만 괜한 노파심에..
제습기 하나 가지고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는 것ㅎㅎ
뭔가 그 작은 제습기가 반지하의 습기를 다 잡아줄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10평보다도 작은 집이라 11리터짜리 제습기면 충분하다고는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뭔가 안될 거 같다구요..
어릴 때 고모네 있으면서 반지하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어떻게 생겨나는 지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는지 반지하로 들어가면서 그 곰팡이에 대한 두려움이 뿜뿜
냄새에 예민하기 때문에 집에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살긴 너무너무 싫다구요ㅠ
근데 사실 냄새야 살다보면 무뎌진다고 하더라도
곰팡이가 슬면서 생기는 그 검정색 반점, 그 모든.. stain..
하지만 돈을 펑펑 쓰지도 못하는 현상황에서 제습기의 가격은 그저 후덜덜..
하지만 나에겐 당근이 있지
당근 마켓에 제습기 키워드를 등록해놓고 올라오는 글마다 예의주시하며
가성비 좋은 제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바심이 나서 리터당 만 원 정도로 생각하고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었지만
여러분 전 이번 이사를 겪으면서 당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 감을 잡았어요.
일단 먼저 구매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그리고 그 물건의 공급이 많을 경우!
일단 먼저 기다린다.
기다리면 좋은 물건을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무섭지만 그래도 물건들이
어떤 퀄리티로 어떤 가격에 올라오는 지 시장(?)과 시세파악을 해야한다!
이게 당근 마켓을 하면서 특히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듯.
그리고 제습기나 에어컨 같이 계절을 타는 것들은
그 기계들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 계절에 사야한다..
는 건 물론 다들 알고 계시겠쥬?
근데 이사를 하면서 지역을 이동하면서 느낀 점인데,
좀 더 저렴한 물건들은 잘 사는 지역보다는 확실히 조금 서울 중심권에서 벗어난
(예전에 내가 살고 있던 곳 같은)지역에서 훨씬 많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 이사 온 지역은 럭셔리, 유니크한 디자인, 해외구입 등의 키워드가 붙을 것만 같은
물건들이 수두룩..ㅠㅠ
만약에 서울 외부로 나갈 일이 계시면 당근 지역 설정 바꾸셔서 인증해놓으시길..
(나중에 나도 유명한 맛집 찾아가면서 인증 다시 해놔야지..)
이걸 미리 알고 있었으면 전에 있었던 집에서도 좀 더 저렴하게 크고 좋은 냉장고와
에어컨을 장만할 수 있지 않았을까.....
뭐 쨌든 당근 🥕 당근 🥕 ...갓당근....
🥕🥕🥕🥕🥕🥕🥕🥕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나는 결국 두 대의 제습기를 장만했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ㅎㅎ
두 대 산 건 잘 한 것 같다.
(심적으로 안정)
일단 제습기 하나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으면 바로 나머지 한 대도 돌리면 되겠다는
그런 안심감?(이런 단어가 있나?)
그리고 꽤나 나쁘지 않은 가격에 좋은 물건들을 구입한 것 같아 아주 만족 중이다.
물론 내가 가지고 있는 제습기들은 조금 오래된 모델이라 현재는 단종된 제품들이지만
A/S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아주 잘 작동 중이다!
하나는 LG 알미늄 제습기고
나머지 하나는 월풀사의 제습기!
알루미늄 제습기는 7만원에 구입했고, 월풀사의 제습기는 5만원에 구입했다!!
알루미늄 제습기는 바로 가져가는 조건으로 2만원 네고ㅎ
근데 무거울 줄 알고 택시까지 불렀는데 1도 안 무거워서 택시 부른 거 완전 후회했음ㅠ
그리고 5만원에 구입한 월풀사의 제습기!
한국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들 뿐더러 보통 외국에서 사용하는 제습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제습기들보다 두 배 이상 큰 듯 하다.
그래서 무게도 세 배 정도 되는 듯...
알루미늄 제습기가 그냥 여자들도 쉽게 들고 걸어갈 수 있을 정도라면
월풀 제습기는 그냥 안 들어짐ㅇㅇ...
그냥 안 들어짐...개무거움
쨋든 그래서 훨씬 제습 효과가 좋을 것 같은 느낌 뿜뿜해서 마음 한 켠이 든든해진다.
근데 이 제습기, 내가 전에 살고 있던 동네에서 구입한 게 아닌,
내가 "이사 갈" 동네에서 혹시나 해서 당근 인증을 해놨었는데 거기에서 올라온 물건이었던 것.
(그러니까 아까도 써놨듯, 수입을 했거나 해외에서 가지고 온 물건들이 넘쳐난다 이 동네)
내 생각으로는 이사하는 날 어차피 아빠 차도 있으니 미리 구입해놓고
나중에, 이사하는 당일 가져가려고 했다(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건 그냥 실현불가능했을듯..)
근데 성능도 크기도 거대한 이 제습기가 무려 "5만원"!!!
이건 그냥 무.조.건 사야해
왜?
내 마음의 안정을 위하여.
신용산역 근처였는데, 가는 중에도 계속해서 택시를 탈까말까 탈까말까..
택시비를 보니 신용산에서 내가 살던 곳까지 거의 2-3만원이 나온다는 것.
그래서 결국 내린 결론은
일단 택시 타지 말고 가다가 너무 힘들면 타자!
였다.
나는 택시를 탔을까?
다시 돌아와서 월풀 제습기는 캐나다에서 사용하셨던 제습기를 한국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또 엄청 커다란 변압기까지 덤으로 챙겨주셨당ㅎㅎ
무겁고 커다래서 아주 믿음직스러워보임.
그래서 그 커다란 두 기계들을
바퀴달린 장바구니 위에 그 두 기계를 얹고 슬슬 걸어봤다.
(장바구니는 프랑스에서 바퀴달린 장바구니를 아주 잘 사용하면서
(웬만한 프랑스 자취러라면 한 가정에 하나씩은 꼭 있는듯)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장만)
그냥 제습기만 있었으면 손잡이에 손이 끼이지 않고 어느 정도 갔겠으나
이놈의 변압기.
변압기가 하나 얹어지니 딱 장바구니 손잡이와 기계 사이에 손가락이 끼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하철까지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는데 걸어가다 멈추고 걸어가다 멈추고
분명 제습기를 가지러 갈 때는 그렇게 멀지 않았던 그 길이 천리길처럼 느껴졌다.
진짜 개.힘.들.었.음
프랑스에서 그 우둘투둘한 돌바닥을 50키로짜리 캐리어를 끌고 갔던 것보다 더 힘들게 느껴진듯
이전에 알바하는 곳에서 박스를 가져오면서 나름 큰 짐을 가지고 버스를 탈 수 있구나?
(진상이겠지만..)
깨달았던 나..지하철까지는 어찌저찌 또 괜찮게 타고 내렸다!
이후 마을버스를 한 번 더 타고 가야했던 상황이었는데 마을버스를 타기 전까지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택시를 탈까말까탈까말까
근데 결국 마을버스를 탔다ㅎㅎㅎ
네, 결국 택시 안 타고 왕복 3,000원으로
나는 30키로짜리의 거대한 제습기를 끌고 차로 20km가 넘는 거리를
대중교통만 이용해 집까지 가져갔다 흐흫..
이렇게 큰 짐을 옮길 때마다 버스기사 아저씨들이 한 소리들 하시지만
죄송해여 저도..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이번에도 의지의 한국인을 외치며
제습기 미션 컴플릿🫧
그렇게 끙차끙차 나의 곁으로 온 소듕한 내 제습기🩷
근데 이 제습기, 사이즈만큼 크기도, 소리도 거대해서 조금 너무 습할 때만 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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